경향신문
원문 l 입력 2012-07-23 22:44
세계 기타 점유율 30% 업체최후 21명 “복직 희망의 끈”
사측의 정리해고에 맞선 콜트악기 노조원들의 천막 농성이 23일로 2000일째를 맞았다.
전국금속노조 인천지부 콜트악기 지회는 인천 부평구 갈산동 공장 앞에서 2007년 2월1일부터 시작한 천막농성을 5년4개월째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178명이던 근로자는 대부분 떠났고, 부당해고에 반발하는 21명만이 외로운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매각된 갈산동 공장 부지에 LPG충전소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더 이상 천막농성도 이어갈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2일 콜트악기 노조원들의 농성장에 천주교 노틀담 수녀회 수녀들이 방문해 ‘대법원 판결에 따른 복직을 기원하는 미사’를 올리고 있다. | 콜트악기 노조 제공
전 세계 기타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는 콜트악기는 1996년부터 10년간 순이익 누적액이 170억원에 달하는 국내 굴지의 기타 생산업체였다. 사측은 2006년 “8억5000만원의 당기 순손실을 봤다”며 2007년 1월 정리해고를 계획하고, 56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 중 30명은 희망퇴직으로 전환했으며, 나머지는 지금까지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정리해고를 단행한 뒤 2008년 8월 부평공장을 폐쇄하고 중국 다롄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로 공장을 이전했다. 사업장을 옮기면서 남아 있던 공장근로자 113명도 회사를 떠났다.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근로자들은 부당해고라며 행정심판과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소해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사측도 노동위원회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판정을 취소하라고 판정했으나, 항소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지난 2월 대법원도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지난 5월30일 정리해고자에 대해 다시 재해고를 통보했다.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힘겨운 복직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콜트악기는 갈산동 공장을 지난 2월 매각했다. 부지를 매입한 업자는 이곳에 LPG 충전소를 세우겠다며 노조를 상대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소송까지 낸 상태다.
방종운 지회장(52)은 “기업들이 경영이 잠시 어렵다고 공장을 폐쇄하고 정리해고로 일관한다면 근로자들은 설 자리가 없다”며 “콜트악기의 부당해고는 단순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0일째 싸움은 투쟁이 아니라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믿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버티는 것”이라며 “가정이 망가지고 몸도 마음도 지쳤지만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트악기 노조는 천막농성 2000일을 맞아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공공건물을 점거해 예술을 펼치는 점거예술 미술전시회와 거리예술, 콘서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
사울=연합뉴스
법률가ㆍ문화예술인 "콜트악기 해고자 복직시키라"
원문 l 입력 2012-07-23 16:42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5개 법률가 단체는 23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타 제조업체 콜트악기는 법원 판결에 따라 해고 노동자들을 복직시키라"고 촉구했다.
민변 등은 "콜트악기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을 시작한 지 이날로 2천일째"라며 "대법원이 '정리해고에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는데도 사측은 지난 5월 노동자들을 다시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사측은 법치주의에 도전하는 행태를 그만두고 해고자를 복직시키고 임금을 지급하라"며 "정부도 법원 판결을 조롱하는 콜트악기 사업주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으라"고 요구했다.
문화연대와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등 16개 문화ㆍ예술단체도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타노동자들이 정당한 노동권과 행복한 삶을 되찾을 때까지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pulse@yna.co.kr
..............................................................................................................................................................................................................................................
한겨레신문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들이 23일 새벽 박영호 ㈜콜트·콜텍 사장의 가면을 쓴 채 서울 강서구 등촌돈 콜텍 본사에서 ‘아트 어택’을 펼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설치예술가·문화활동가 등
콜트·콜텍 투쟁 2000일 맞아
어제 새벽 본사 앞 퍼포먼스
부당 정리해고 항의뜻 표현
어둠이 짙게 깔린 23일 새벽 4시5분, 가면을 쓴 한 남자가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기타제조업체 콜텍 본사 앞에 섰다. “우리는 지금부터 2000일 전 박영호가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의 공장을 일방적으로 폐쇄했던 폭력에 예술적인 답례를 시작합니다.” 그가 쓴 가면에는 ㈜콜트·콜텍 박영호 사장의 사진이 새겨져 있었다.
성명서의 마지막 문장이 끝나자 가면과 복면을 쓴 10명이 뒷골목에서 콜텍 본사 앞으로 뛰쳐나왔다. 이들은 철로 만든 회사 입구의 고리를 순식간에 쇠사슬로 묶고 자물쇠로 걸어잠갔다. 정문 옆 기둥에는 누군가 대법원 공문서를 패러디한 벽보를 붙였다. “콜텍 본사를 직장폐쇄함”이라고 적혀 있었다.
또다른 이들은 정문 좌우를 바삐 오가며 ‘접근금지’라고 쓰인 테이프를 칭칭 감았다. 정문을 봉쇄하는 작업을 마친 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물총을 뽑아들었다. 물총에서 먹물이 뿜어져 나왔다. 아무렇게나 휘갈긴 먹물이 회사 건물 벽을 새카맣게 물들였다. 이윽고 새벽 4시20분 이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15분에 걸친 이날 행동을 이들은 ‘아트어택’(art attack·예술행동)이라 불렀다. 설치예술가·문화활동가 등 11명이 콜텍 사장의 이름을 딴 ‘박영호 예술행동단’을 만들어 이날의 아트어택을 준비했다. 23일은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이 2000일을 맞은 날이었다. 2007년 7월 사쪽이 경영위기와 노사갈등을 이유로 공장을 폐업하고 정리해고를 단행한 데 대한 항의의 행동이었다. 익명을 요청한 ‘박영호 예술행동단’의 단원은 “사쪽이 마음대로 공장을 폐쇄해 노동자를 정리해고한 것을 비틀어 우리도 회사를 폐쇄함으로써 그 만행을 예술로 기록에 남기려 했다”고 말했다.
아트어택은 일종의 시민불복종 운동이다. 사회적 발언을 위해 기꺼이 처벌을 감수하며 실정법의 경계를 넘겠다는 시민들의 저항이다. 이 가운데서도 예술적 감수성을 발휘해 시민불복종 행동에 나서는 것을 ‘아트어택’이라 한다. 국내에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그림을 그린 대학강사 박정수씨나 전두환·박근혜 풍자 포스터를 길에 붙인 이하씨 등의 활동을 통해 아트어택이 알려졌다.
기타를 만들어온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처지에 공감한 국내 문화예술가들은 2008년부터 관련 공연을 여는 등 지원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지난 15일부터는 인천 부평구의 비어 있는 콜트 공장을 점거해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421-1 콜트콜텍전시회’도 열고 있다. 현재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46명은 공장 재가동과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부평공장 등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박 사장이 부평공장을 매각해 농성자들은 여기서마저 쫓겨날 상황에 놓여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지난 22일 콜트악기 노조원들의 농성장에 천주교 노틀담 수녀회 수녀들이 방문해 ‘대법원 판결에 따른 복직을 기원하는 미사’를 올리고 있다. | 콜트악기 노조 제공
전 세계 기타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는 콜트악기는 1996년부터 10년간 순이익 누적액이 170억원에 달하는 국내 굴지의 기타 생산업체였다. 사측은 2006년 “8억5000만원의 당기 순손실을 봤다”며 2007년 1월 정리해고를 계획하고, 56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 중 30명은 희망퇴직으로 전환했으며, 나머지는 지금까지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정리해고를 단행한 뒤 2008년 8월 부평공장을 폐쇄하고 중국 다롄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로 공장을 이전했다. 사업장을 옮기면서 남아 있던 공장근로자 113명도 회사를 떠났다.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근로자들은 부당해고라며 행정심판과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소해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사측도 노동위원회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판정을 취소하라고 판정했으나, 항소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지난 2월 대법원도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지난 5월30일 정리해고자에 대해 다시 재해고를 통보했다.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힘겨운 복직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콜트악기는 갈산동 공장을 지난 2월 매각했다. 부지를 매입한 업자는 이곳에 LPG 충전소를 세우겠다며 노조를 상대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소송까지 낸 상태다.
방종운 지회장(52)은 “기업들이 경영이 잠시 어렵다고 공장을 폐쇄하고 정리해고로 일관한다면 근로자들은 설 자리가 없다”며 “콜트악기의 부당해고는 단순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0일째 싸움은 투쟁이 아니라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믿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버티는 것”이라며 “가정이 망가지고 몸도 마음도 지쳤지만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트악기 노조는 천막농성 2000일을 맞아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공공건물을 점거해 예술을 펼치는 점거예술 미술전시회와 거리예술, 콘서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
사울=연합뉴스
법률가ㆍ문화예술인 "콜트악기 해고자 복직시키라"
원문 l 입력 2012-07-23 16:42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5개 법률가 단체는 23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타 제조업체 콜트악기는 법원 판결에 따라 해고 노동자들을 복직시키라"고 촉구했다.
민변 등은 "콜트악기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을 시작한 지 이날로 2천일째"라며 "대법원이 '정리해고에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는데도 사측은 지난 5월 노동자들을 다시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사측은 법치주의에 도전하는 행태를 그만두고 해고자를 복직시키고 임금을 지급하라"며 "정부도 법원 판결을 조롱하는 콜트악기 사업주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으라"고 요구했다.
문화연대와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등 16개 문화ㆍ예술단체도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타노동자들이 정당한 노동권과 행복한 삶을 되찾을 때까지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pulse@yna.co.kr
..............................................................................................................................................................................................................................................
한겨레신문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들이 23일 새벽 박영호 ㈜콜트·콜텍 사장의 가면을 쓴 채 서울 강서구 등촌돈 콜텍 본사에서 ‘아트 어택’을 펼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설치예술가·문화활동가 등
콜트·콜텍 투쟁 2000일 맞아
어제 새벽 본사 앞 퍼포먼스
부당 정리해고 항의뜻 표현
어둠이 짙게 깔린 23일 새벽 4시5분, 가면을 쓴 한 남자가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기타제조업체 콜텍 본사 앞에 섰다. “우리는 지금부터 2000일 전 박영호가 콜트·콜텍 기타 노동자들의 공장을 일방적으로 폐쇄했던 폭력에 예술적인 답례를 시작합니다.” 그가 쓴 가면에는 ㈜콜트·콜텍 박영호 사장의 사진이 새겨져 있었다.
성명서의 마지막 문장이 끝나자 가면과 복면을 쓴 10명이 뒷골목에서 콜텍 본사 앞으로 뛰쳐나왔다. 이들은 철로 만든 회사 입구의 고리를 순식간에 쇠사슬로 묶고 자물쇠로 걸어잠갔다. 정문 옆 기둥에는 누군가 대법원 공문서를 패러디한 벽보를 붙였다. “콜텍 본사를 직장폐쇄함”이라고 적혀 있었다.
또다른 이들은 정문 좌우를 바삐 오가며 ‘접근금지’라고 쓰인 테이프를 칭칭 감았다. 정문을 봉쇄하는 작업을 마친 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물총을 뽑아들었다. 물총에서 먹물이 뿜어져 나왔다. 아무렇게나 휘갈긴 먹물이 회사 건물 벽을 새카맣게 물들였다. 이윽고 새벽 4시20분 이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15분에 걸친 이날 행동을 이들은 ‘아트어택’(art attack·예술행동)이라 불렀다. 설치예술가·문화활동가 등 11명이 콜텍 사장의 이름을 딴 ‘박영호 예술행동단’을 만들어 이날의 아트어택을 준비했다. 23일은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이 2000일을 맞은 날이었다. 2007년 7월 사쪽이 경영위기와 노사갈등을 이유로 공장을 폐업하고 정리해고를 단행한 데 대한 항의의 행동이었다. 익명을 요청한 ‘박영호 예술행동단’의 단원은 “사쪽이 마음대로 공장을 폐쇄해 노동자를 정리해고한 것을 비틀어 우리도 회사를 폐쇄함으로써 그 만행을 예술로 기록에 남기려 했다”고 말했다.
아트어택은 일종의 시민불복종 운동이다. 사회적 발언을 위해 기꺼이 처벌을 감수하며 실정법의 경계를 넘겠다는 시민들의 저항이다. 이 가운데서도 예술적 감수성을 발휘해 시민불복종 행동에 나서는 것을 ‘아트어택’이라 한다. 국내에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그림을 그린 대학강사 박정수씨나 전두환·박근혜 풍자 포스터를 길에 붙인 이하씨 등의 활동을 통해 아트어택이 알려졌다.
기타를 만들어온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처지에 공감한 국내 문화예술가들은 2008년부터 관련 공연을 여는 등 지원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지난 15일부터는 인천 부평구의 비어 있는 콜트 공장을 점거해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421-1 콜트콜텍전시회’도 열고 있다. 현재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46명은 공장 재가동과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부평공장 등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박 사장이 부평공장을 매각해 농성자들은 여기서마저 쫓겨날 상황에 놓여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